가을 커피 / 시인 유승희 가을 커피 / 시인 유승희 누런 햇살이 치렁치렁 창가에서 동동대는 가을 아침 살랑 스치는 바람이 살포시 안고 온 구수한 갈색 향을 가을 커피에 한 스푼 담아 마시면 갈 빛처럼 다사로운 당신 당신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詩 隨筆 等 2014.01.01
낙엽끼리 모여 산다 / 시인 조병화 낙엽끼리 모여 산다 / 시인 조병화 낙엽에 누워 산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지나간 날을 생각지 않기로 한다 낙엽이 지는 하늘가 가는 목소리 들리는 곳으로 나의 귀는 기웃거리고 얇은 피부는 햇볕이 쏟아지는 곳에 초조하다 항시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나는 살고 싶다 살아서 가까이 .. 詩 隨筆 等 2014.01.01
시를 읽는다 / 시인 박완서 시를 읽는다 / 시인 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피고 낙.. 詩 隨筆 等 2014.01.01
성탄 기도 - 이해인 성탄 기도 - 이해인 세상 어둠 아무리 깊다 해도 마침내 별이 되어 오신 예수여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 자체로 사랑의 시가 되신 아기여 살아 있는 우리 모두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맑은 마음으로 처음으로 속삭이게 하소서 겸손하게 내려앉기를 서로 먼저 사랑하는 일에만 깨어 있기를 .. 詩 隨筆 等 2013.12.27
가을 사랑 / 시인 海島 이우창 가을 사랑 / 시인 海島 이우창 무척이나 고개가 아프다 뜨거운 여름의 고집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 온종일 해를 두려워 하고 있다 푸르른 들판만 바라보며 숨을 쉰다 간간히 맺어진 열매들이 눈을 맞이하고 있다 뜨거움에 포도들이 말이 많아진다 자기 키 재느라고 해를 무서워 하지 않는.. 詩 隨筆 等 2013.12.26
12월 / 시인 김숙려 12월 / 시인 김숙려 열한 친구 떠나고 추운 한 장 추운 친구가 떨고 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날들 봄날의 친구들 산과 들에 붓을 던져 마구 그려댔지 여름 친구들 햇살 타고 새처럼 날아 바닷가 하늘가에서 놀았지 가을엔 옷자락 감아쥐고 돌아선 네 모습 나는 철새처럼 낙엽 따라 걸.. 詩 隨筆 等 2013.12.18
겨울바다 - 시인 김남조 겨울바다 - 시인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虛無의 불 물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 詩 隨筆 等 2013.12.18
멈추고 싶은 시간 / 시인 백아 고경숙 멈추고 싶은 시간 / 시인 백아 고경숙 낮과 밤이 비켜서는 해거름 무거운 사연들에 짓눌려 바람 안고 마중나온 강변에 서면 가슴엔 파란 별이 뜨고 낙조에 걸린 초승달 굽은 잔등 무심한 세월 업혀가 캄캄한 터널 속 같은 실연의 날들 슬픔 독초처럼 무성히 자라 한없이 황폐해진 삶 철들.. 詩 隨筆 等 2013.12.10
그대를 위하여 / 시인 인곡 임월묵 그대를 위하여 / 시인 인곡 임월묵 가을이 한층 무르익어갈 때 가을이 내 곁을 떠나려 합니다 단풍이 곱게 새 단장을 하고 푸른 하늘 새들의 지저귐도 호숫가를 거니는 백조의 평화도 제철을 만난 물찬 제비처럼 햇살의 뜨거운 열정에 감사하는 이 가을, 가을이 내 곁을 떠나려 합니다 섭.. 詩 隨筆 等 201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