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열고 / 시인 석랑 조윤현 가슴을 열고 / 시인 석랑 조윤현 겨우내 움츠렸던 꽃망울이 찬 이슬 머금고 피어오르는 봄이다.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선과 악 뿐만 아니라 사랑과 증오, 긍정과 부정, 희망과 냉소, 부지런함과 게으름이 공존하며 싸우고 있다. 사랑의 선(善)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긍정적인 희망으로 내면.. 詩 隨筆 等 2014.05.13
쉽게 쓰여진 시 / 시인 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 / 시인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 詩 隨筆 等 2014.05.11
승 무(僧舞) / 시인 조지훈 승 무(僧舞) / 시인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 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詩 隨筆 等 2014.05.11
봄은 간다 / 시인 김 억 봄은 간다 / 시인 김 억 밤이도다 봄이도다. 밤만도 애닯은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태서문예신보>(1918)- 해 .. 詩 隨筆 等 2014.05.10
가난한 사랑 노래 / 시인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 시인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 詩 隨筆 等 2014.05.09
가 정 / 시인 박목월 가 정 / 시인 박목월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 구문 반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 삼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 詩 隨筆 等 2014.05.09
강강술래 / 시인 이동주 강강술래 / 시인 이동주 여울에 몰린 은어(銀魚)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 래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 백장미 밭에 공작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 詩 隨筆 等 2014.05.09
가는 길 / 시인 김소월 가는 길 / 시인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개벽>(1923.10)- ↓ ↓ 해 설 [ 개관정리 ] ◆ .. 詩 隨筆 等 2014.05.09
강물 / 시인 천상병 강물 / 시인 천상병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 詩 隨筆 等 2014.05.08
사람들은 왜 모를까 / 시인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 시인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 詩 隨筆 等 201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