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선운사 에서 / 시인 최영미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6. 7. 8. 11:31
● Img From: imaeil.com/ 대상 김광석 작.--

 

선운사 에서 / 시인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간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