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가자 천 년의 바람 되어 / 시인이룻 이정님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7. 21. 12:13



 

 가자 천 년의 바람 되어 / 시인이룻 이정님

 

천 년을 버티며 살고 싶어

바람 부는 언덕에 뿌리 내린 나무로 섰다네.

몸에 분신처럼 자리하던 잎사귀들

하르르 하르르 무너져 내리고

바람은 그것들을 모아 싸들고

영원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풍경을 보자

사람이 풍경이 되는 사진 속에서

뜨거웠던 기억들이 엉키고

언덕 넘어 아! 자 언덕 넘어

하얗게 바랜 사랑이라는 눈물이

강물 되어 흐르네. 


가자 이제 우리도 가자

시간도 풍경도 상심도 눈물로 버리고 

잠시 피어오르다 사라지는 안개처럼

자유로운 세계로 가자

모두들 그렇게 떠나고 나면 

겨울처럼 외롭겠지만 


그래도 가자

우리 함께 천년의 바람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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