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음지에 잔설이 녹을 때 / 시인 박광호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1. 9. 22:50

 

 

음지에 잔설이 녹을 때 - 시인 박광호 

연탄이 손에 손에 들려
비좁은 골목길을 올라
독거노인의 초라한 쪽방 추녀 밑에
쌓여지는 온정의 손길,

봄 햇살에 음지의 잔설이 녹듯
얼어붙은 노인의 마음이 녹아
눈물로 흐른다.

세상 살기 좋아졌다지만
햇살을 등진 음지에 잔설은 얼어 있어
오늘도 정에 목말라 목 늘인 군상들은
춥고 배고픈 것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찾아올 노년의 시대
그 시절에 우리는 어떤 모습이고
세상은 또 어떤 햇살로 찾아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