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가을 수채화 / 향기(香氣)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1. 3. 23:13

 

가을 수채화 / 향기(香氣)
 
허허 벌판위로
가을이 드러누워 있다
푸르른 하늘
양털구름 이불삼아
평화로이 오수(午睡)를 즐긴다.
 
따사로운 가을바람에
고추잠자리 너울대고
초가 지붕 위에도
둥그런 박 몇 개 졸고 있다.
 
들판마다
산골짝마다
“토독 톡!”
영글어 터지는 도토리, 밤 알갱이 소리에
주막집 아주머니의 배가 불러 온다.
 
들녘마다 누렇게 익어가는
수수대와 벼 이삭을 바라보는
농부들 발걸음이 가벼운데
 
참새와 씨름하는 허수아비
하루종일 손들고 있어도
아프지 않은가보다.
 
멀리 드러누운 벌판 위로
기러기 떼 날개짓 하며 가을을 재촉하고
북녘 땅 높은 산자락에서부터
가을이 익어온다.
 
아!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 수채화를 누가 그렸을까.
 
이렇게 보는 이 있으니
분명
그린 이도 있을거다.
 
글쓴이 : 향기(香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