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미리쓰는 유서 / 시인 이해인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6. 14. 18:56

 

 

 

△ 이해인 수녀

 

출생 1945.6.7. 강원 양구군

데뷔 1976년 시집 '민들레의 영토.

학력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 석사.

경력 2000년 부산 가톨릭대학교 지산교정

인성교양부 겸임교수

수상 2007년 천상병 시문학상.

 

 


미리쓰는 유서 / 시인 이해인 수녀

 

소나무 가득한 솔숲에 솔방울 묻듯이

나를 묻어주세요.


묘비엔 관례대로

언제 태어나고-언제 수녀되고-언제 죽었는가

단 세마디로 요약될 삶이지만


'민들레의 영토'에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남은 이들 마음속에 기억되길 바랍니다.


영정사진은

너무 엄숙하지 않은걸로 조금의 웃음이

깃든걸로 놓아주세요


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지금

나는 이제 진짜 시가 되었다고

믿고 싶어요


갚을 길 없는 사랑의 빚은

그대로 두고 감을 용서하세요.


 생각보다 빨리 나를 잊어도 좋아요.

부탁 따로 안해도 그리 되겠지요.


 수녀원의 종소리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새

눈부신 햇빛이 조금은 그리울것 같군요


 그동안 받은 사랑

진정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