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천 년 그리움으로 만난 그대 / 시인 김미경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5. 31. 22:55

 

천 년 그리움으로 만난 그대  / 시인 김미경

회상의 먼 그림자 앞세우는  봄날
말로 전하는 것보다
마음으로 전하는 것이 더 익숙했으리라고
등 뒤에서 바라보는 그대를 느낄 수 있었기에
파리해진 봄은 슬프지 않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슬픈 바람이 부는 날에도
그대 눈가에 빙빙 맴돌고 있겠지만
햇살 넘실거리는 봄빛 좋은 날
그대에게 전부 저민  알싸한 그리움
민들레 홀씨 되어 훨훨 날아가겠습니다.

천 년 그리움이 되어
강물처럼 속절없이 흘러간다 해도
사는 일이 너무 아득해서 잊고 살아도
봄날 그대 가슴에 꽃 비 되어 내리는
내 마음 전부 듣고 있지 않습니까

그대는 내게
천 년에 한번 만나진다는 인연으로
내게로 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천 년 동 안 사랑하면서 살다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