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산에 언덕에 / 시인 신동엽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2. 7. 12. 10:38

 


 

 

 산에 언덕에  /  시인 신동엽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 <아사녀>(1963) =

 

 

 

 

 

 해            설
 
[개관정리]

◆ 성격 : 상징적, 추모적, 회상적, 남성적, 확신적

 

◆ 표현

* 동일한 통사 구문의 규칙적 반복(없어도 ∼ ㄹ지어이)으로 율격이 형성됨.
* 3 · 4연에서는 규칙을 파괴하여 운율과 의미에 활력소 제공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화사한 그의 꽃 → 그의 '영혼'을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것.
* ㄹ지어이 → 평서형 종결어미(당위 + 감탄 + 소망 + 확신)
* 맑은 숨결 → 그의 '영혼'을 청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것.

* 행인 → '그'에 대해 그리움을 지닌 존재
 시인 자신이면서 3인칭화한 시적 자아일 수도 있음
 어두운 시대에 먼저 가신 민중들의 얼을 찾아 헤매는 '탐구자'의 모습
* 쓸쓸한 마음 → 지금은 찾을 수 없는 그리운 사람을 찾아 헤매는
사람의 어둡고 무거운 마음
* 눈길 비었거든 → 그리운 그의 모습을 찾을 길 없는 정신적 공허감.

 

* 4연

   → '그'가 없는 어려운 시대에 '그'의 뜻을 계승·회복하자는 의미
       찾는 눈길에 그리운 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거든
산과 들의 바람이라도 담을 일이고,
바람조차 없다면 생전에 나누었던 인정이라도
마음에 담을 일이다.

 

* 울고 간 그의 영혼 → 그리운 그의 정체가 드러난 표현
억울하고 선량하게 살다 시대적 비극으로 죽은 이름없는 민중

 

◆ 주제 ⇒ 그리운 그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그리운 이의 부활에 대한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