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가는 길 / 시인 김소월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2. 7. 12. 04:00

 

가는  길  /  시인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개벽>(1923.10) =


 

 

 

해        설


[ 개관정리 ]

 

◆ 성격 : 민요적, 전통적, 애상적
◆ 시적자아 : 피할 수 없는 상황(이별의 상황) 속에서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아
 떠나야만 하는 현실과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에 휩싸인 자

 

◆ 표현

* 간결한 구조와 유음, 비음으로 된 시어를 사용하여 음악적 효과를 거둠.
* 1연의 '시행걸침(행간걸림)'의 효과 ― '하니'라는 시어가 통사적으로는
2행에 놓여야 하는데, 3행으로 내려놓음으로 해서 시적 자아의
감정의 깊이를 미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음.

    * 1, 2연과 3, 4연의 운율 대조 ― 1,2연은 전체가
3음보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해
3연은  3음보 2개, 4연은 3음보가 3개로 이루어져
있음으로 해서 호흡의 차이가 생긴다.
 1, 2연은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읽히면서 이별을 망설이는 화자의
 애틋한 심리가 나타나고, 3, 4연은 빠르게 읽히면서
상황의 촉박감(서두름)이 느껴진다.
 이러한 운율 구성은 이별을 망설이는 화자의 내면과 떠나야만 하는
상황 사이에 긴장감을 조성함으로써 읽는 이에게 이별의 안타까움과
애상감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 중요시구

   * 가마귀

 → 보고싶은 사람을 못보게 하거나, 떠나기를 강요하는 역할
어둠의 전조(前兆)를 알리는 시간의 새이면서,
비관적인 생의 인식을 반영하는 객관적 상관물

* 강물 → 전통적 상징 의미(이별)의 이미지
 흘러가 붙잡을 수 없는 시간과 삶의 표상으로,
인간의 의지로 극복될 수 없는 한계의식 암시

 

◆ 주제 : 이별의 순간에 느끼는 심리적 갈등(아쉬움과 망설임,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