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황혼을 서산에 걸어두고 / 시인 생수의강 박희엽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8. 5. 17:07




황혼을 서산에 걸어두고  / 시인 생수의강 박희엽


꽃다운 청춘

어느덧 피었더니


세월에 춤추다보니

갈잎이 되어 떨어져간다.


황혼을 서산에 걸어두고

청춘도 불꽃처럼 타오르지만

저리도록 아픈 기억

아직도 다 지우지 못했는데

한 많은 사연을 뒤에 두고

물끄러미 먼 옛날을 바라본다.


인생이 저물어 가도

청춘의 꽃이 시들어가도

멈출 줄 모르는 애상

가슴에 너를 담고 서러이 흘러간다.
 

인연은 청춘이 되었고 

이젠 외로움도 길동무가 되었으니


흔들리는 이슬처럼

미련도 아픔을 싣고 황혼도 기우는데

너는 청춘을 굽이돌아

쉼 없이 나를 서산으로 밀고 간다.



고뇌의 그림자를 따라 

먹구름 헤집고 억세게 달려 왔건만

방울방울 흐르는 인생은

서러이 흘러가는 내 청춘이었다오.


네가 없는 세월의 빈자리

슬픔에 취한 그리움 한줌 어찌하리오.

잠든 눈물을 품어 안은 달빛에

사알 사알 피어오르는 불꽃놀이는

이슬이 되어 내리는 고뇌가 되어


밤새워 섬돌위에 촉촉이 내려앉으니

이내 심사에 떨어진 이슬마저

조각배에 띄워놓은 눈물의 강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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