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실 향 / 시인 이룻 이정님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6. 24. 18:31


● Img From: by =AnnMarieBone -

실 향  / 시인 이룻 이정님 

달무리에 우수가 어려 
창문을 더듬는 가녀린 손. 

바람이 부여잡고 흔드는 문풍지 안쪽 
고운 우리 님은 목이 메어 
장족 한 짝 잃어버린 가파치 마냥 
목 메어 기척이 없고 

저만치 밀어두고 온 인의산 
가림토文字 연비를 뜬 
그 바위 꽃 곁으로도 
행선 전날의 저녁은 깊어 

심청이 무명 적삼 섶 
진홍으로 잘린 옷고름 
아! 
옷고름만 씹던 영산강 물석임을 건너 

누군가 저만치 가는구나. 
소지(燒紙)를 마친 자손이 되어 
이 밤 그냥 가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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