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비단안개 / 시인 김소월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5. 6. 16:38

 

 비단안개 / 시인 김소월

 

눈들에
비단 안개에 둘릴 때
그때는
차마 잊지 못할 때러라

만나서
울던 때도 그런 날이오
그리워
미친 날도 그런 때러라

 

눈들에
비단 안개에 둘릴 때
그때는
홀목숨은 못 살 때러라

눈풀리는
가지에 당치마귀로
젊은 계집
목매고 달릴 때러라  

 

눈들에
비단 안개 둘리던 때
그때는
종달새 솟을 때러라  

들에랴
바다에랴 하늘에서랴
아지 못할
무엇에 취할 때러라

 

눈들에
비단 안개에 둘릴 때
그때는
차마 잊지 못할 때러라

첫사랑
잊던 때도 그런 날이오
영이별
있던 날도 그런 때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