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환생 2 / 시인 돌샘 이길옥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5. 6. 15:54

 

 

 환생 2  /  시인 돌샘  이길옥


양지쪽 언덕에 모여 있던 봄볕들이
나른하게 나사가 풀리며 경전을 펼쳐든다. 

경전의 행간에 빙의 되어 있던 묵상이
꿈틀꿈틀 해탈의 조짐을 보인다. 

 

잠깐 한눈파는 사이
염불을 마친 봄볕이 경전을 덮고
어깨 늘어지게 기지개 한 번 켜더니
개나리 울타리에 걸터앉아
우듬지 겨드랑이에 간지럼을 태운다. 

 

개나리 가지마다
말초신경이 간지러워 킥킥거리며 몸을 비튼다. 

온몸을 꼬아 웃다가
숨넘어가게 웃다가 쏟아 놓은
꽃 사태 

울타리가 온통 노란 물 범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