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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올 때면 그랬지 모두가 같은 주파수에 안테나를 뽑아 노루귀를 한 채 미동에도 눈을 껌벅이지 알아들을 수 있어, 나직한 바람소리조차 강은 산 가까이 산은 하늘 가까이 귀를 빌려주고 일찍 깨어난 숲이 후우 불어낸 입김 속에는 살짝 붓을 댄 듯 연초록 수런거림이 들려 봄이 올 때면 그랬지 일제히 내 몸의 촉수들 들고 일어나 가슴속 우체통을 열어놓고 기다렸어 한 때 내 몸을 사용했던 열락의 귀환 소식을 벙글어 오르는 망울들 쓰다듬어 달래야 해 그쯤에서 얼었던 마음 밭에 쟁기를 대야 해 한동안 만지작거렸던 꿈 씨앗들 끄집어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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