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봄바람 / 시인 유승희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3. 23. 22:56


 

봄바람 / 시인 유승희


찢어질 듯 매서운 겨울이 지나면
조바심치지 않아도 시나브로 봄은 오건만,
제 아무리 손사래 쳐도 때가 되면 어련히 찾아 오건만


진득하니 기다리지 못하고
꽃샘추위가 어쩌고저쩌고 연신 짱알대는 소리에

시장가는 길 등판 위로
아롱아롱 쏟아지는 따끈따끈한 햇살


끌끌 혀 차며
자..어때?
아직도 봄이 아니라고 골질 할래?

 

풋풋한 향 물씬 풍기며
머뭇머뭇 망설이며 핼금대던  뭉텅이 봄바람
거 보란 듯 킬킬대며
툭, 치고 냅다 줄도망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