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그랬듯이 / 시인 청계 정헌영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1. 25. 22:24

 

 

 

Img From: hani.co.kr-

 

 

그랬듯이  / 시인 청계 정헌영

 

바람에 흔들리는 저 꽃이
더 강하고 예쁜 꽃을 피우듯
여린 내 마음에 강바람 불어

높은 파고를 헤쳐가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을 처음 만나던 날
청순한 소녀처럼 얼굴 붉히며

 곱고 아름다웠던 것처럼
고운 햇살 가득한 내 마음에
사랑의 샘물이 콸콸 흘렀으면 좋겠다

 

갈바람에 덜렁 남은 홍시 두어 개
서릿발에 오돌오돌 떨다
까치밥 되어 생을 마치듯

저녁노을 젓는 내 마음
평생 쌓인 삶의 찌꺼기를 활활 태워
하얀 마음으로 곰살갑게 살다 가고 싶다

 

꽃과 사랑 죽음 앞에서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