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갈 대 / 시인 이룻 이정님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10. 19. 23:23

만든곳: 한국 네티즌본부 카페
 
 갈 대 / 시인 이룻  이정님
 
허허벌판에 홀로서
바람에 흔들리는 건 너만이 아니다
하얗게 바랜 머리카락 빗질하다가
다 부질없는 짓이라고
쓸쓸해 하는 건 너만이 아니다
 
아직은 해야 할 말이
아직은 가슴 우려낼 사랑도
조금은 남아 있어
돌아눕는 세월 끝자락에 매달려
흔들이는 건 너만이 아니다
 
기우는 해는 내 삶의 후회처럼 붉은데
날아가는 바닷새 한 마리
허공 속에 울음소리 풀면
먼 데 산기슭에서
사각사각 서리 돋는 소리로
울고 싶은 건 너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