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9월의 연가(戀歌) / 시인 佳谷 김연식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10. 2. 22:41

  

 9월의 연가(戀歌) / 시인 佳谷 김연식

빗줄기타고 온 구월이
코스모스 가녀린 흔들림으로
파란하늘 산등성 위에
뭉게구름 모락모락 피우고

해맑은 해바라기 미소에
눈부신 햇살이 선들바람에 실려와
알곡 익는 소리가 톡톡 튀고
초록파도 위 허수아비를 흔들어

무지개다리 건넌
외면할 수 없는 푸른 파도의 꿈
꼬마 신랑 등에 업은 메뚜기 사랑
목쉰 매미 날개에 매달아 놓은 당신 사랑

초가지붕 위 호박넝쿨 옆
빨간 고추들이 나란히 누어
맑은 하늘 바라보며 속삭임에
날개 접고 고운 꿈꾸는 고추잠자리

고개 숙인 벼 이삭 위 방아깨비
톡톡 불거진 수수 이삭에 조잘대는 참새 떼
모락모락 피어오른 뭉게구름 둘둘 말아
원두막 바닥에 두툼하게 깔고 누워 화폭을 펼쳐

소슬바람에 실려 온 애잔한 풀벌레 소리
들국화 쓸쓸한 미소에 가을은 깊어가고
밤잠 설치게 하던 퀴퀴한 밤꽃 향 풍기던 언덕에
누렇게 물든 밤송이가 알밤을 토해
다람쥐 청설모의 번뜩이는 눈동자

누렇게 물든 갈잎
얼굴 붉힌 빨간 단풍잎
조막손 쫘악 펴고 바람 부는 대로 손짓하며
온몸 뉘었다 엎드린 갈대밭에 누워

무지개다리를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