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노을진 인생 / 시인 석랑 조윤현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10. 2. 22:19

Img From: deviantart/ Italian Sunset by =AnnMarieBone

 

 

 노을진 인생 / 시인 석랑 조윤현

구부정해진 허리
축 늘어진 뺨에는
검은 깨가 다닥다닥
이 중 턱에 처진 눈꺼풀
흰머리 빛나는 대머리.

여생을 성실하게 살면서
말년에 향기를 나눠 줄
덕(德)이라도 남았으면
지식도, 사리도, 분별력도
나이만큼 쌓아가련만,

먼 길 돌아 달려온 인생
황혼빛 노을진 연륜
조금씩 비우다 보니
반 잔도 남아있지 않아
춘하추동 세월의 흐름
침묵으로 다 비워내고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노을진 산마루에 서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