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닮아라! / 시인 佳谷 김연식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8. 13. 23:08

 

 

닮아라!  / 시인 佳谷 김연식


남남도 오래 같이 살면 닮는다는 데 
아들이 아비를 닮고 싶다 하면
아비는 한사코 아비를 닮지 말라 하고
딸은 어미를 닮고 푼 데 어미는 한사코
어미처럼 살지 말라 한다

 

나는 '바담풍' 해도 너는 '바담풍'해라
말더듬이를 흉내 내다 말더듬이가 되고
갈지자걸음을 흉내 내다 갈지자걸음을 걷고
팔자걸음을 따라 걷다가 팔자걸음을 걷게 되듯
강요와 강제가 쇠면 버릇이 되는 것을

 

서까래 후미진 곳 작은 흙집 짓고
남의 새끼 훔쳐다 '나 닮아라 나 닮아라'끊임없는 주문에
그 새끼는 어미 모습을 닮는 그 신기함에
'닮'자를 조각내어 허공에 흩뿌렸더니

 

『다』들 함께 사는 세상에
『달』덩이 같은 둥근 마음으로
『마』음과 마음을 다스리고 보듬어
『라』일락 향보다 더 짙고 고운향 가득 채우라는
그 큰 뜻 담겨 있음을 알았네라

나 너 닮고 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