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봄비가 내리면 / 시인 인곡 임월묵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5. 18. 23:16

 
 
봄비가 내리면 / 시인 인곡 임월묵

 

매년 변함없이 내리는 봄비는
산천의 가슴을 씻어내 주고
부풀어 오른 사랑에 종을 단다.

훈풍과 함께 불어오는 너그러움
역겨운 심장 화평의 꽃을 피우고
매마른 사랑 촉촉이 젖을 물리는
봄비가 내리면 황급히 나는
파릇한 언덕 꽃 심지에 불을 붙인다.

작은 가슴으로 와서 피어나는 꽃잎
살갑게 용솟음치는 물방울 저 빛깔
넓은 가슴 속으로 녹아나 더 아름답게
살아 있는 손길로 수놓아지도록

봄비가 내리면
꽃망울 깊은 심지에 똬리를 틀고
온유한 사랑 맞갖은 씨앗 하나 빚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