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그런 사람 어디 없나 / 시인 이국화 (본명 이화국)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4. 5. 22:25

 

 

그런 사람 어디 없나 /시인 이국화 (본명 이화국)
 
나를 만날 때보다 
눈감고 나를 그려볼  때가
더 행복하다는 그런 사람 어디 없나
 
수즙어 말 못하고 내 안과 밖
어느 한구석에 웅크리고 숨어 앉은
바보같은 그런 사람 어디 없나
 
살고 있는 집밖 감나무에 달린 감을 보면서
배고픈 까치의 식량을 위하여 먹고 싶은 걸 참는 거라고
착한 변명을 달아보는 그런 사람 어디 없나
 
보태도 하나고 빼내도 하나라서 좋은
이상한 산수를 하는 사람
 
멀리서도 공유하는 법을 아는
예언자적 풍모를 지닌 그런 사람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는 그런 말 할줄 아는 사람
 
봄밤에 자욱한 안개로 내리는 가랑비처럼
소리 소문 없이 내 곁에 있어 줄 
그런 사람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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