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가을은 그렇게 떠나간다 / 시인/청계 정헌영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2. 12. 15. 20:35

 

 

 가을은 그렇게 떠나간다 / 시인/청계 정헌영
 
비수가 꽃인 다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에
깜짝 놀란 단풍이 우수수 떨어져
찬 서리에 젖는다

 

사랑과 낭만을 고대하던 가을은
철새 따라 날아가고
거리에 쓸쓸히 나뒹구는 낙엽 많이
거품을 토해내며 외로움에 떤다

 

서릿바람에 고개 숙인 가을은
국화향마저 거부한 채
그 물살 치던 가을빛 너울만 남긴 체
기약도 없이 그렇게 떠나간다

 

멀리 아주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