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마지막 잎새 / 시인 주연 정희정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2. 12. 12. 18:14


마지막 잎새 / 시인 주연 정희정

 

맑은 햇살에 씻긴 정갈한 웃음 

소나기 지난 후 피어나는 

풀 내음 같은 웃음소리로 

꽃이 피었던 기억도 

열매를 가진 기억도 없는데 


이파리 단풍 옷으로 갈아입고

 바람이 불고 무서리 내리면 

고운 단풍 가을이 그려놓은 

한 폭의 풍경화에 

푹 빠져 허공을 맴돌고 

허우적거리는 


한생의 낙화 칼바람 불면

 가벼운 몸이 되어 

만추의 절벽 아래로 

침묵의 귀환을 서두르는 

마지막 잎새 하나가 

가을을 빠져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