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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는 길 / 시인 정유찬
그냥 가면 금방인 길을 느리게 돌아서 가며 이름 모를 나무와 풀과 꽃들에게 말을 걸었다 편안하냐고, 살만하냐고, 또, 나보다 행복하냐고, 잎이 나고 지는 나무야 홀로 서서 외롭지는 않니? 밟혀도 또 자라나는 풀잎아 억울하진 않니? 피면 시드는 꽃들아 세월이 너무 짧아 속상하지는 않아? 그 자리에 있는 너희는 그래도 나름의 자태로 어울려 세상을 곱게 물들이는데 난 오늘 돌아가는 길을 따라 긴 그림자만 밟고 있어 세상과 멀게 혼자 걷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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