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가을이 되면 / 시인 이혜정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2. 9. 12. 14:41

 
가을이 되면 / 시인 이혜정

가을
가을이 되면
문득 스치는 생각의 전율을 타고
숨이 멎도록 심장 가득 들어차는 허상 같은 꿈을 갖습니다 
거절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머물며
달음질하는 마음 하나
들꽃의 짙은 향수에 붙들려
가던 길도 주저하고
길섶
문지방에 서성이며 누군가를 기다리게 합니다


언제부터일까
바람의 손짓이 귓가에 머뭇거릴 때마다
툭툭 떨어지는 가을의 소리가 들립니다
분초의 여백을 채우며
쉼 없이 쉼 없이 저장한 그리움
어디서부터인지
시작을 알 수 없는 그리움의 애절함이 밀려옵니다

먼발치
하늘빛 무성해지는 그날
이 가을엔
그대에게 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