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설 | |||
[개관정리] ◆ 성격 : 낭만적, 서정적, 감각적, 비극적, 애상적 ◆ 표현 : 다양한 감각적 표현 현재형의 사용으로 작품의 사실감 고조 회한과 자책 속에서 쓸쓸하고 애잔한 목소리가 차분히 드러남.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흙이 풀리는 내음새 → 봄이 찾아오고 있음을 후각적으로 표현함. * 강바람은 / 산짐승의 우는 소릴 불러 → 강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산짐승의 우는 소리가 실려 있음을 표현. * 다 녹지 않은 얼음장 울멍울멍 떠내려간다. → 계절적으론 봄이 왔지만 민족이 간절히 기다리는 상징적인 봄은 아직 멀었다는 것을 의미(해빙기) '얼어 붙은 시대상'을 암시 * 울멍울멍 → 얼음이 물에 떠내려가는 모양의 표현이자, 울음이 곧 터질 듯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보면 화자의 쓸쓸한 감정이 이입된 표현으로도 볼 수 있음. * 진종일 / 나룻가에 서성거리다 → 고향을 앞에 두고 머뭇거리고 있는 화자의 처지 * 행인의 손을 쥐면 따뜻하리라 → 따뜻하고 정겨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감각적(촉각)으로 표현함. *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 예전 고향 모습은 사라지고 황폐화된 고향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면서, 더 이상 고향에 대한 추억을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다는 상실감을 드러냄. * 양귀비 끓여다 놓고 → 마약의 원료, 고향에 갈 수 없는 아픔을 벗어나려는 주인집 영감의 행위로 해석됨. * 주인집 영감 → 동병상련의 대상으로 여겨짐. 화자와 마찬가지로 고향 상실감에 젖어 있는 인물 * 잔나비 우는 산기슭에는 → 청각적 심상을 통해 쓸쓸하고 그리운 분위기를 형성함.(우리나라에는 흔치 않은 원숭이 울음소리는 보통 한시에서는 쓸쓸한 고향을 나타내거나 고향을 그리워할 때 쓰는 관용적 표현임.) * 아직도 무덤 속에 조상이 잠자고 → 변함없는 것은 무덤뿐이라는 인식이 담겨있는 표현. 자연 속의 고향은 변함이 없음을 나타냄. * 설레는 바람 → 고향으로 가고 싶은 설레는 마음을 나타내는 객관적 상관물 * 예제로 → 여기저기로 * 상고하며 → 물건을 팔며, 장사하며 * 장꾼 → 화자는 자신이 그리워하는 고향을 스스로 확인하지 못하고, 장꾼을 통해서 확인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화자의 고향 상실감이 더욱 강조됨. 고향의 정취를 확인해 줄 존재들. * 전나무 우거진 마을 → 추억 속 고향의 시각적 이미지 * 집집마다 누룩을 디디는 소리, 누룩이 뜨는 내음새 → 지금은 갈 수 없는 예전의 아름답고 평화로왔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감각적(청각, 후각)으로 제시
◆ 제재 : 고향 ◆ 주제 : 잃어 버린 고향 앞에서 느끼는 향수와 비애 | |||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해빙이 될 무렵의 강가의 모습 → 배경제시(고통, 방랑) ◆ 2연 : 고향 앞에서의 머뭇거림 → 그리운 고향에 가지는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음. ◆ 3연 : 고향 근처 주막의 쓸쓸함 → 주막집 주인과 고향 상실의 슬픔을 함께 나눔. ◆ 4연 : 고향과 조상의 무덤을 떠올림 → 설렘과 쓸쓸함. ◆ 5연 : 장꾼을 향한 하소연 → 고향에 대한 그리움 ◆ 6연 : 그리운 고향의 모습 → 풍요롭고 평화로운 고향의 이미지 | |||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향토 망경시(鄕土望景詩)>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가 <고향 앞에서>로 개제(改題)한 작품이다. 고향이 있어도 그 품에 안길 수 없는 사람은 고향을 잃은 자나 다름없다. 이 상실감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비극적인 것이다. 고향에 대해 가지는 그리움의 정서는 모든 인간에게 가장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정서로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고향은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안식처요, 인간 존재의 근원이며 포근한 어머니의 품이다. 따라서, 고향을 눈앞에 두고서도 갈 수 없는 화자의 처지는 깊은 회한과 자책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화자는 고향 근처의 주막에서 자신이 떠난 동안의 슬픈 고향 소식을 전해 들으며 집집마다 누룩을 띄워 술을 빚는, 전나무 우거진 고향 마을은 이미 이 지상에서 사라지고 없음을 실감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조상의 무덤밖에 없다. 고향은 고향이로되 그리던 고향은 아닌 것이다. 완전한 고향을 찾지 못하고 고향을 바라보며 떠돌이 장꾼들에게 고향의 정취만이라도 확인하려는 화자의 모습이 눈물겹기만 하다. 독특한 감각적 표현을 바탕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잘 형상화한 시다. 고향을 버리고 살아왔기에 고향이 있어도 갈 수 없는 화자의 쓸쓸한 모습이 선연하게 떠오른다. 고향을 버린 자가 느끼는 정신적 상실감이 당시의 시대적 현실과 결부되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오장환의 시에는 '귀향 회귀(歸鄕回歸)의 모티프를 가진 작품이 많은데 이 작품도 그 가운데 하나다. 1940년대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버리고 만주와 중국 등지로 떠돌던 우리 민족의 시대적 아픔과 그로 인한 그리움의 정서를 독특한 감각적 표현과 현재법을 사용하여 형상화한 작품이다. <김태형,정희성 엮음 [현대시의 이해와 감상]-문원각
◆ 시인 오장환(1916~ ?) : 충청북도 보은 출생, 휘문고보를 거쳐 일본 메이지대학 전문부를 중퇴함. 1936년 서정주, 김동리, 여상현, 함형수 등과 <시인부락> 동인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전개하였다. 오장환의 시는 대체로 3가지 경향으로 대별되는데, 첫째는 '성벽','헌사'에서 보여주는 비애와 퇴폐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모더니즘 지향이며, 둘째는 '나 사는 곳'이 드러내고 있는 향토적 삶을 배경으로 한 순수 서정시의 세계이며, 셋째는 '병든 서울'에 나타난 계급의식의 세계가 그것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의 폭압적 상황에서도 절필하지 않으면서 친일적인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이기도 하며 1946년에 월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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