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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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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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 시초>(1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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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설 | |||
[개관정리] ◆ 성격 : 종교적, 기구적, 명상적 ◆ 시적자아 : 경건하고 겸허한 자세로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열망하는 자아 ◆ 표현 : 기도조의 어조로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냄. 동일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함. 시행의 점층적 증가
◆ 중요시구 * 낙엽들이 지는 때 → 생명체의 숙명을 자각하게 하는 동시에 자신의 운명에 대한 긍정과 사랑을 다짐하게 하는 시간. (생명에 대한 외경심과 겸허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 * 겸허한 모국어 → 삶의 본질에 대한 영혼의 소리('훌륭한 작품') * 사랑 → 생명체로서 죽음이라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절대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소망. * 가장 아름다운 열매 → 원숙한 생의 가치와 절대자로부터 축복받을 큰 깨달음, 열매 * 이 비옥한 /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 사랑은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완성해 가야 하는 당위성을 지닌 것이라는 깨달음이 담긴 표현. * 굽이치는 바다 → 인생의 시련과 역경, 젊은 날의 고뇌와 열정 * 백합의 골짜기 → 행복한 인생 여정 * 마른 나뭇가지 → 여름 내내 화려하게 가꾸었던 잎을 스스로 떨군 나뭇가지의 모습은, 삶의 모든 욕망을 떨쳐 버리고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온 모습을 의미함. * 까마귀 → 절대고독의 경지에 이른 원숙한 존재를 비유한 말. (철저한 고독 속에서 인생의 고뇌와 환희를 모두 감내한 자) ◆ 주제 : 삶의 경건한 가치 추구 | |||
[시상의 전개방식(구성)] ◆ 1연 : 기도에 대한 염원(영적 충실함과 겸허함) ◆ 2연 : 사랑에 대한 소망(신에 대한 사랑) ◆ 3연 : 고독에 대한 염원(처절한 고독 속에서 인생의 완숙함을 추구) | |||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가을날의 쓸쓸함과 경건한 삶을 추구하는 정신세계를 연결시킨 작품이다. 기독교적 정신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시인의 삶과 창작을 생각해 볼 때, 종교적 영적 충실함을 갈망하는 시로 이해할 수 있겠다. 자신을 철저하게 고독한 존재(까마귀)로 만들어 달라는 자아의 갈망 속에는 엄숙하고 경건한 태도로 인생을 영위하려는 비장함이 담겨 있기도 하다. | |||
[참고사항] 시인의 말 → "까마귀는 '모든 빛깔을 억누르는 검은 빛깔로 저 자신을 두르고 기쁨과 슬픔을 초월한 거친 소리로 울고 가는 광야의 시인이다.' '주검의 빛깔을 두르고 주검을 노래하는 새'이기도 하고, '인간의 고독과 천형을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새'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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