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사랑해서 외로웠다 / 시인 이정하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7. 1. 20. 16:31



사랑해서 외로웠다  / 시인 이정하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 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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