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씨앗의 겨울잠 / 시인 정유찬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7. 1. 7. 20:49


씨앗의 겨울잠  /  시인 정유찬

긴긴 낮과 밤을 잠들어
세상을 등지고
봄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봄의 씨앗은
겨울의 땅 속에서
꿈꾸며 독백을 한다

자신의 날이
기어이 오리라는 확신 속에
온몸이 얼어붙는 추운 날도
무겁게 짓누르는 흙덩이도
기꺼이 견디며
미소 지을 수 있는 거라고

나는 잠든 것이 아니라
봄을 키우고 있었고
내 안에서 푸른 싹이 돋아날 때
세상이 탄성을 지를 거라고
그래서 두근대는 가슴을 가만히
진정시키고 있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