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유월에는 / 시인 정기모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2. 6. 22. 22:11

 

 

 

 

 유월에는 / 시인 정기모

지난밤 내렸던
빗물 뚝 뚝 떨어지는
물푸레나무 숲으로 들어가
종일토록 남은 빗물 받아 마시며
내 몸 푸르게 물들이고 싶은 유월

느티나무 가지마다 빽빽한 사연이
푸른 햇살을 따라 출렁거리는 오후
밀 익는 냄새가 문득 그립고
마당 끝자락에 앵두가 익는
내 고향이 그립네

지난밤 내린 빗소리 따라
초가지붕이 젖어들었고
내 어린 꿈도 푸르게 젖어들었네
유월의 꿈이 익는, 아니
밀 익는 냄새 그리운 고향이 그립네

싱그럽게 웃어주던
옛사람의 향기가 그립고
훅 덮쳐가던 땀 냄새도 기립네
아득히 넘어오는 유월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