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봄 편지 / 시인 정기모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3. 31. 22:59

 
봄  편지 / 시인 정기모

벚꽃잎 총총히 박힌 편지지에
연초록의 향기 번져 오르고
그리웠던 만큼 사랑한다.
 
사랑아 하얗게 날리는
부끄러운 고백이
가지런히 일어서고
그리웠던 말들은
이 저녁 벚꽃 그늘에 머문다

목련꽃 아스라이 지는 그늘에서
이슬빛 머금은 맑은 언어로
달콤한 편지 몇 줄 쓰다 보면
수줍었던 첫사랑아
등줄기 가렵도록
두 귀 붉어져 오르고
새벽 안개에 숨어 앉자
네 발소리 오래도록 들으며
가다듬은 청아한 목소리로
사랑한다.

파리했던 나의 첫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