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꽃샘추위 / 시인 유승희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3. 6. 22:25

 
 
 꽃샘추위 / 시인 유승희

입춘이 지난지도 꽤 오래
이젠 그악 맞은 추위도
어지간하면 물러설 때도 되었건만
 
붙박이처럼 요지부동인 채
하다하다 못해 이젠 한 술 더 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날선 바람에 빼꼼 틔우던 눈도
화들짝 놀라 잔뜩 움츠러들고

모지락스러웠던 혹한을 견디고
눈 더미 헤비작 헤비작
낙엽 살며시 들추고
꼼틀꼼틀 봄맞이 나선
여리고 여린 바람꽃

봄인가 싶으면
겨울 인 듯 겪음 내기로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심술패기 바람할미 등살에
애라 못 살겠다 쫑알대며
흙 이불속으로 쏘~옥 숨어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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