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나의 작은 영토 / 시인 정기모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2. 8. 19. 13:08

 

 

 

 나의 작은 영토 / 시인 정기모

 

밤별들의 귀걸이가
은방울 소리를 내며 흐르는 동안
밤의 푸른 나뭇잎들은 
바람이 남기고 간

간지러운 낱말들을 삼키며
한 뼘씩 영토를 키우는데


나의 작은 영토에는
여름날이 푸르러 오르도록
패랭이꽃 한 포기 키우지 못했는지

 

달빛 으스러지도록
제 그림자 밟으며 걷는 동안
전설을 읽어내던 밤이 깊어지자
박꽃들은 더욱 청초하게 피어나


제 씨방을 키우는데
마른 풀잎들의 언어가 깊어지는
숲으로 난 오솔길 어디쯤
보랏빛 들국화 수줍게 피어나면


초라한 나의 영토에도
화한 향기 둥글게 돋아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