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비, 그리고.../ 시인 유승희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2. 7. 10. 12:19

 

 
 

 비, 그리고.../  시인 유승희

 

허공을 가르고 빗금 그으며

내리는 빗줄기
가슴을 일렁이게 하며
추억 켜켜이 쌓인 채

굳게 닫쳐버린
골방의 미닫이문을 열라,


창가에 다가와 툭툭 노크를 한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이내,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

추억의 조각들


뭉뭉한 내음 코를 찌르는

오래된 책장을 넘기듯
누렇게 퇴색한 지난날들의 편린들을

하나, 둘 주워들고
 
그리움에 온 몸 부르르 떨어도
결코 안 올 사람들
웅덩이 깊게 파인 먹먹한 가슴골
빗줄기 가득 차


내(川) 가 되도록 기다려도
끝내  못 올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