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 12월의 기도 / 시인 양애희 ♥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9. 12. 10. 17:27

 



♥ 12월의 기도 / 시인 양애희 ♥


축복의 하이얀 그리움 따라 훨훨 날아서

꼭 만나고 싶은 사람 모두 만나

아름다운 이름으로 기억하는,

가슴 오려붙인, 1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문 시간들 사이로 깊은 침묵이 어른거리는

어둠 지나 길게 흐르는 아픔 여의고

한 그루 맑은 인연 빗어대는,

빛이 나는 1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심장 깊이 동여맨 나뭇잎 바스락바스락,

온몸이 아파올 때

푸른 약속 흔들며 바람을 덮는,

따뜻한 12월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색 불빛 찬란한 거리, 그 어딘가,

주름진 달빛 사이로 허기진 외로움 달래는

영혼 살포시 안아주는,

그런 1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문 강가, 뉘 오실까

깊은 물소리만 허망한 심장에 출렁거릴 때

가슴 빈터에 흠뻑 적셔줄 꽃씨 하나 오롯이,

진하게 품는 1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억의 창문마다 뒹구는

허공의 손끝 삐걱이는 낡은 커텐 걷어

세상 칸칸에 행복이 흩날리고

찬란한 춤사위가 벌어지는,

반짝반짝 별모양의 12월이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