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시인 이해인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6. 7. 26. 12:25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시인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 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