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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 시인 조병화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6. 6. 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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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  시인  조병화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할 땐 한정 없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참아야 하겠지요. 
견디어야 하겠지요.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의 길이겠지요. 

이렇게 칠십이 넘도록 
내가 아직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고독'입니다. 
살기 때문에 느끼는 그 순수한 고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로 무서운 병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 때문에 생겨나는 '그리움'입니다. 

'고독과 그리움'
그 강한 열병으로 지금 나는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는 '고독과 그리움'이 
얼마나 많은 작품으로 치료되어 왔는지 
당신은 알고 계실 겁니다. 

지금 그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그리움'
그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고독과 그리운 사연'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세월 모르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신에 대한 내 이 열병 치료는 
오로지 '고독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이 나의 말들이옵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생겨나는 이 쓸쓸함, 
이 고통이 나의 이 가난한 말로써 
먼 당신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만 분지 일이라도. 
어지럽게 했습니다. 
난필(亂筆)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많이 늙었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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