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별들은 따뜻하다 / 시인 정호승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9. 6. 23:51

Img From: hani.co.kr

별들은 따뜻하다 / 시인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