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먼 길 / 시인 청계 정헌영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3. 8. 27. 22:50

 

 

먼 길 / 시인 청계 정헌영

 

 비 갠 날 찻집에 앉아
금방 달려올 것 같은 임을 그리며
먼 길을 목 길게 빼고 바라본다

 

그 길에는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나풀대고
나비가 춤추고
풀잎에 앉은 빗방울이 또르르 구르며
파란 이파리가 손짓하는데

 

느티나무 우거진 가로수 밑에
갈색 머리 휘날리며 걸어오는 저 여인의
곱살스런 모습이
보일 듯 말듯 나뭇잎에 가린다

 

그 여인 임일까 아닐까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안절부절못하며
커피잔만 연거푸 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