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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 한시 감상 - 소동파가 쓴 도연명의 귀거래사
소동파 (1036~1101)는
당송팔대가 중에서도 뛰어난 문장가이자 송나라 3대 명필로 꼽히는 훌륭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후세의 이러한 칭송과는 달리 생전에는 벼슬길에서도 좌천을 거듭하면서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한 영향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귀거래사를 지은 도연명 365~427)을 가장 숭상했고, 도연명이야말로 중국역사상 최고의 시인이라고 절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소동파가 쓴 도연명의 귀거래사 탁본을 여기에 소개 올립니다.
<소동파가 쓴 귀거래사 탁본>
歸去來辭(귀거래사) / 陶淵明(도연명)
歸去來兮 (귀거래혜)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의) 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을 스쳐가네,
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 보며,
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乃瞻衡宇 (내첨형우) 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처마가 보이자
載欣載奔 (재흔재분) 기쁜 마음에 급히 뛰어갔다.
稚子候門 (치자후문) 어린 것들이 대문에서 손 흔들어 나를 맞는다.
三徑就荒 (삼경취황)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松菊猶存 (송국유존)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다.
携幼入室 (휴유입실) 어린 놈 손 잡고 방에 들어오니,
有酒盈樽 (유주영준) 언제 빚었는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
引壺觴以自酌 (인호상이자작) 술단지 끌어당겨 나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시며,
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 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影예예以將入 (영예예이장입) 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撫孤松而盤桓 (무고송이반환) 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影예예以將入 (영예예이장입) 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撫孤松而盤桓 (무고송이반환) 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왔노라.
請息交以絶遊 (청식교이절유) 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 단절된 생활을 하겠다.
世與我而相違 (세여아이상위) 세상과 나는 서로 인연을 끊었으니,
復駕言兮焉求 (부가언혜언구)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할 것이 있겠는가.
悅親戚之情話 (열친척지정화)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樂琴書以消憂 (낙금서이소우)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農人告余以春及 (농인고여이춘급) 將有事於西疇 (장유사어서주)
或棹孤舟 (혹도고주)
아, 인제 모든 것이 끝이로다!
寓形宇內復幾時 (우형우내복기시)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曷不委心任去留 (갈불위심임거류) 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胡爲乎遑遑欲何之 (호위호황황욕하지)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懷良辰以孤往 (회양진이고왕)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或植杖而耘 (혹식장이운자) 때로는 지팡이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登東皐以舒嘯 (등동고이서소)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臨淸流而賦詩 (임청류이부시)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聊乘化以歸盡 (요승화이귀진) 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樂夫天命復奚疑 (낙부천명부해의)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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