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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하지만 물들지 않는 사람 / 채근담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21. 6. 25. 11:31

가까이 하지만 물들지 않는 사람 / 채근담


勢利紛華 不近者 爲潔 近之而不染者 爲尤潔
세리분화 불근자 위결 근지이불염자 위우결

智械機巧 不知者 爲高 知之而不用者 爲尤高

지계기교 부지자 위고 지지이불용자 위우고

권세와 명리의 호화로움에는 가까이
않는 이가 깨끗하다.
가까이 할지라도 물들지 않는 이가 더욱 깨끗하다.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고상하지만 이를 알고도
하지 않는 사람이 더욱 고상하다.



[해설]

부귀한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결백이다.
그러나 가까이 하더라도
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짜 결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권모술수 따위는 모르는 편이 좋다.
그러나 그런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구사하지 않는 것이 진짜 인격자인 것이다.


분명한 신념을 가진 자들의 약점은 편협(偏狹)이다.
저런 무리들과는 얘기도 하기 싫다며

스스로 만든 세계 속에 숨고 울타리를 높게 쳐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저렇게 되기는 싫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뜻밖의 것을 배우게 되는 일도 있고,

생각지 않았던 시사(示唆)를 받게 되는 수도 있다.


권모술수 따위는 모르고 살아가는 순진함이 좋겠지만
그러다가는 의외로 함정에 빠질 우려도 있다.

세상에는 이런 일도 있다는 것 정도를 알아 둔다고 해서
손해될 것은 없다 하겠다.



권세, 명리, 사치, 부귀는 사람마다 탐을 내게 마련이다.
그러나 분수 이외의 이런 것을 바라다가

패가 망신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본다.


특히 물질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는 자기 분수를 지키며
사는 사람을 무능으로 몰아 붙이는
풍조가 심화되고 있다.


노력하고 능력을 개발하여 잘 사는 사람이 지탄을 받을 것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사람이 남과 더불어
행복을 추구하느냐가 문제이다.



기업가가 이익(利益)을 추구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지만
이익만 쫓다 보면 자칫 도덕성(道德性)을 잃게 된다.

요즈음 대기업이 중소기업 분야를 잠식하고 있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좋은 본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