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 言

내 안의 목소리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6. 6. 29. 14:26



내 안의 목소리 


시간은 덧없다

고대 힌두의 속담에 의할 것 같으면 

시간은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괴물이다 


덧없는 시간 속에서 삶은 흘러간다 

짧은 생의 많은 부분을 일상적인 일들이 차지해 버리고

뚜렷이 비극적인 사건이 있거나 

크게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때로 걷잡을 수 없는 

삶의 허무함이 나를 엄습한다

짐승들은 밖의 것에서 두려움을 느끼지만 

인간은 자기 안에 있는 것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과연 삶의 무엇이 우리를 지치게 하는가

그것은 삶이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고(苦)

저 고타마 싯달타가 알아차렸던 '두카'인가

허무함 또는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사람됨의 부조리

시간의 되돌릴 수 없음


함정은 도처에 있다

우리를 지쳐 쓰러지게 하는 것들 

그것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삶의 길을 떠났던 한 여행자를 나는 알고 있다

그는 그것을 '내면의 길'이라고 불렀다

지도조차 없는 여행. 니르바나로의 여행


나는 강과 산을 건너 그를 따랐다

한동안 내 삶이 그렇게 흘러갔다

강을 만나면 강가를 걸었고 

숲을 만나면 그 나무 아래서 잠들었다


병들면 아파했고 

기차가 쉬는 낯선 곳에 무작정 내려서 

먼 들판을 걷기도 했다

그렇게 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나는 그 여행자가 곧 나 자신임을 알았다

내 안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 시인 류시화의 [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