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 言

내가 나를 위로 하는 날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4. 9. 9. 13:22


 

 


내가 나를 위로 하는 날 



나를 위로 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 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 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 이해인의 〈외딴 마음의 빈 집이 되고 싶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