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隨筆 等

장미를 생각하며 - 시인 이해인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16. 6. 17. 11:28





장미를 생각하며 - 시인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