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 言

걱정은 팔자요, 근심은 병이다

雲山(뭉개구름을 머리에 이고있는 산) 2022. 8. 13. 13:26

걱정은 팔자요, 근심은 병이다

누구나 살면서, "나에게 혹시 어떤 불행이 닥친다면 어떻게 할까?"
걱정하고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걱정과 고민 때문에 밤을 지새우고 몸과 마음이
아픈 적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시일이 지나고 나면,
이런 걱정들이 대부분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고
피식 웃고 마는 경우가 있다.

공연한 걱정,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을 핀잔할 때
우리는 '기우' 라는 말을 쓴다.


그에 대해 중국 고전인 '열자'의 '천서' 편에 나오는
우화 한 토막을 소개해본다.

옛날 주왕조 시대, 중국 황하 중부 유역 하남성에 속하는
아주 작은 나라 가운데 하나인
기(杞)나라에는 늘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한 남자가 살고 있다.

그는 날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몸 붙일 곳이 없을 거라며 걱정을 한 나머지
침식을 폐하고 말았다.

어느 날, 그의 쓸데없는 걱정 이야기를 전해들은
한 지혜로운 친구가
'저러다 죽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그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친구, 하늘은 기운이 쌓여서 된 것으로
 기운이 없는 곳은 한 곳도 없다네.
 우리가 몸을 움츠렸다 폈다 하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다 기운 속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네.
 그런데 무너질 게 뭐가 있겠는가?"

그러자 그 사람은 "하늘이 과연 기운으로 된 것이라면,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과 별들이 떨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
하고 물었다.

이에 친구는 "해와 달과 별들도 역시 기운이 쌓인 것으로
빛을 가지고 있는 것뿐이야.
설사 떨어진다 해도
그것이 사람을 상하게 하지는 못 한다네." 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그는 또 "그건 그렇다 치고,
땅이 꺼지면 어떻게 하나?"
하고 질문하였다.

친구는 웃으면서 "땅은 쌓이고 쌓인 덩어리로 되어 있다네.
사방이 꽉 차 있어서 덩어리로 되어 있지 않은 곳이 없어.
사람이 걸어 다니고,
뛰어놀고 하는 것도 종일 땅 위에서 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어떻게 꺼질 수 있겠는가?" 라고
우주 만물의 이치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친구의 설득력 있는 말에 침식을 폐하고 누워 있던 걱정꾸러기는
꿈에서 깨어난 듯 기뻐하며 그제야 비로소 마음 놓고 식사를 했다.

공연한 걱정을 일컫는 뜻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우' 라는 말은
여기서 탄생한 것이다.

기우는 기인지우(杞人之憂)의 줄임말로
기(杞)나라 사람이 쓸데없는 걱정(憂)을 한데서
유래된 말이다.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에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
그래서 "걱정도 팔자!" 라고 한다.

나는 근심에 대해서 근심하지 않는다.
근심은 알고 나면 허수아비다.
곡식이 익어가는 들판으로 가서 허기를 채우려면
필연적으로 마주 칠 수밖에 없는 복병들이다.
하지만 어떤 참새라도 그 복병들을 근심할 필요는 없다.

허수아비는 무기력의 표본이다.
망원렌즈가 장착된 최신식 장총을 소지하고 있어도
방아쇠를 당길 능력이 없다.

자기 딴에는 대단히 위협적인 모습으로
눈을 부릅뜬 채 들판을 사수하고 있지만,
유사 이래로 허수아비에게 붙잡혀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잃어버린 참새는 한 마리도 없다.
다만 소심한 참새만이 제 풀에 겁을 집어 먹고
스스로의 심장을 위축시켜 우환을 초래할 뿐이다.

나는 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스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서른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쉰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의 근심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지금은 흔적 조차도 찾을 길이 없다.

근심에 집착 할수록 포박은 강력해지고,
근심에 무심 할수록 포박은 허술해진다.
하지만 어떤 포박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1백 퍼센트 소멸해 버린다.

이 세상 시계들이 모조리 작동을 멈춘다 하더라도
시간은 흐른다.
지금 아무리 크나큰 근심이 나를 포박하고 있어도
언젠가는 반드시 소멸하고야 만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런데, 내가 왜 시간이 흐르면
1백 퍼센트 소멸해 버리는
무기력의 표본 허수아비에 대해 근심하겠는가?

- 좋은 글 중에서 -